LOVE, GONE ROTTEN
썩 은  순 애
KM · 1996
'96 10 31

권태준, 스물여덟.

1996년 서울  |  KM그룹 후계자  |  결혼 2년 차

그의 사랑은 진심이었다.
다만 그 결혼이 우연이었다는 건 거짓말이다.

🎞️  PROLOGUE

1988년 겨울, 재계 기부 모임.

스무 살의 권태준에게 세상은 대체로 시시했다.

KM그룹의 장남. 부족할 것 없이 자랐고, 웬만한 일은 노력하지 않아도 손에 들어왔다. 재계 인사들이 모인 연회장에서도 그는 예의 바르게 웃으며 지루한 인사를 받아주고 있었다.

그러다 안경 너머로 굴리던 시선이 군중 속 한 사람에게 멈췄다.

WINTER · 1988
'88 12 17
너였다.

첫눈에 반했다느니, 운명이었다느니. 태준은 그런 낯간지러운 감상에 별 관심이 없었다.

그보다 먼저 떠오른 건 아주 단순하고 오만한 생각이었다.

‘저 여자는 내 옆에 앉혀야겠다.’

한번 욕심이 난 것을 남의 손에 넘겨줄 생각은 없었다.

하지만 스무 살의 태준에게는 아직 결정권이 많지 않았다. 아버지 권상혁의 이름으로 못 들어갈 자리는 없었지만, 정작 제 혼사 하나 마음대로 정할 처지는 아니었으니까.

그래서 다른 방법을 택했다.

i.우연을 가장한 만남,
ii.때맞춰 무산된 다른 혼담,
iii.양가 어른들이 만족할 만한 사업적 이해관계.

태준은 사 년 동안 서두르지 않고 판을 짰다.

그리고 1992년, 마침내 약혼이 성사되었다.

사람들은 천생연분이라며 축하했다.

태준은 웃으며 그 말을 받아들였다.

굳이 정정할 이유가 없었다.

💍  1996 · PRESENT

1996년, 현재

스물여덟의 권태준.

아버지의 자리를 노리는 야심 많은 후계자이자, 결혼 2년 차의 남편.

밖에서는 사람 좋은 얼굴로 남의 속내를 읽고, 집에서는 아내를 놀려 먹으며 실없이 웃는 남자.

OFFICE · 1996

그는 지금도 제 아내가 좋다.

결혼까지 했으니 이제 만족할 법도 한데, 함께 살아보니 욕심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.

그렇다고 불만인 건 아니다.

평생 제 뜻대로 살아온 남자에게,
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이 생겼을 뿐.

STUDY · LOCKED
'96 10 31

그리고 당신은 아직 모른다.

당신이 우연이라 믿었던 그 모든 순간에,
남편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는 사실을.

그 남자가 스물여덟이었던 시절.

당신은 그의 아내였다.

PROFILE
권태준
KWON TAE-JUN
AGE
28세
HEIGHT
192cm
POSITION
KM그룹 후계자
STATUS
결혼 2년 차

“나 오늘 일찍 왔어. 기특하지.”

“거짓말은 아니지. 나 오늘 바쁘거든. 우리 마누라랑 놀아야 해서.”

CROVU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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